우리게시판

제목 교회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만 할 일..
글쓴이 엄주용
날짜 2019-06-13 오전 8:51:00
조회수 743

아마도 모든 교회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전도 활동이라면 두 번째는 구제 활동 일 것입니다.

 분당 우리교회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교회들이 수많은 헌금을 주변의 약자들을 돕는데 사용합니다.
 그것은 성경적이기도하고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도 매우 칭찬할 만한 일 일뿐 아니라, 교회의 이미지를 높이고
그 소속원들에게 만족감을 주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도처에 널려 있고 역사적으로도 없었던 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백성들을 구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입니다.
 물론 지역 공동체도 참여해야 하겠지만, 교회가 아무리 많은 구호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소득을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활동을 통해서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교회가 그 일을 하기에는 시스템이나 자원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그런 일들을 제대로 해야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공동체가 나서주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
 더 절박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더 깊이 고민하고,  예산을 확보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
하기 보다 주어진 환경 하에서만 최소한으로 활동을 수행합니다.  그리고 많은 비용들이,  많은 자원들이 의미 없이
낭비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또 많이 경험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구호 활동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닙니다. 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이기도 하고
우리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그토록 고아와 과부의 같은 약자를 구하는 것을 강조한 이유는, 그 당시에는 사회적인 구호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그 상황에 처한 약자들이 거의 살아남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교회와 신자들의
 역활을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 날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그리고 아시아의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정 정도의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 세금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국가에 시스템이 부족하다면,  그것은 체계적으로 그것을 보강해야 되는 문제이지.. 그것을 교회나 종교
단체 같은  지역 공동체가 온전히 감당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교회와 신자들은 우리가 직접 나서서 그 활동을
하기도 할뿐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그런 활동을 제대로 하도록 요구하고, 그것들이 제대로 실행되는지
 감시하고 감독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금을 내고 있으니까요.

 반면 동성애나 이단 또는  교회 세습이나 기타 이슈들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별반 관심이 없습니다.
 그것은 종교적 공동체 내에서 풀어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팽개쳐 두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교회들이 나서서 해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에 발 벗고 나서는 교회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왜 그럴까요? 앞서 말한 구호활동의 경우
에는 아무하고도 다툴 일이 없습니다.  보기에도 그럴듯하고, 의미도 있고, 모든 사람들이 쉽게 동의하고 동참
합니다.
 그러나 이단이나 동성애 또는 교회 내부의 문제를 개혁하자고 하는 그런 일들은 모두 하고 싶지도 않고,
그리 멋있는 일도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진흙탕 속으로 들어가야 될 일도 있고,  손을 더럽혀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가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또 그런 일들을 하자면,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단함이나 불쾌함 또는 개인적/집단적 희생을 담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정말 해야 할 본질적인 문제들을 회피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교회가 정말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요? 그 일을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현재 교회가 안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교회 내에서 건강한 토론이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경적이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은 일들에 대하여도, 혹시 분란이 일까 두려워서 가급적 쉬쉬하면서
덮어버리고 있는 분위기와 그런 분위기에 편승하는 우리 신자들이 교회와 일부 목회자들을 괴물로 만들어
버리지 않았는지 반성합니다.

이번 정진영 목사님의 동성애 관련 설교 이슈를 바라보면서,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과연 이런 분위기에서
어떤 목회자가 (분당우리교회이든 혹은 다른 교회이든)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하여
중심을 가지고 설교할 수 있을까..하는 것입니다. 자꾸 그런 문제들을 피해가다보니 할 수 있는 설교가 복음주의
중심으로 제한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너희는 옳다 하고 아니라 하라..이 말씀이 자꾸 떠오르네요.

교회가 할 수 있는 일들과 해야만 할 일들을 말씀 안에서 지혜롭게 해 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Facts don't care about your feelings"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URL 복사
SORT